2017년 7월 30일 일요일

문재인 연설문 - 쾨르버 재단 초청 연설 - 170706

존경하는 독일 국민 여러분,고국에 계신 국민 여러분,하울젠 쾨르버재단 이사님과 모드로 전 동독 총리님을 비롯한 내외 귀빈 여러분. 먼저,냉전과 분단을 넘어 통일을 이루고,그 힘으로 유럽통합과 국제평화를 선도하고 있는 독일과 독일 국민에게 무한한 경의를 표합니다.
오늘 이 자리를 마련해 주신 독일 정부와 쾨르버 재단에도 감사드립니다.
아울러, 얼마 전 별세하신 故 헬무트 콜 총리의 가족과 독일 국민들에게 깊은 애도와 위로의 마음을 전합니다.
대한민국은, 냉전시기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외교로 독일 통일과 유럽통합을 주도한 헬무트 콜 총리의 위대한 업적을 기억할 것입니다.
친애하는 내외 귀빈 여러분,이곳 베를린은 지금으로부터 17년 전,한국의 김대중 대통령이 남북 화해·협력의 기틀을 마련한 ‘베를린 선언’을 발표한 곳입니다.
여기 알테스 슈타트하우스(Altes Stadhaus)는 독일 통일조약 협상이 이뤄졌던 역사적 현장입니다.
나는 오늘, 베를린의 교훈이 살아있는 이 자리에서 대한민국 새 정부의 한반도 평화 구상을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내외 귀빈 여러분,독일 통일의 경험은 지구상 마지막 분단국가로 남은 우리에게 통일에 대한 희망과 함께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그것은 우선,통일에 이르는 과정의 중요성입니다.
독일 통일은 상호 존중에 바탕을 둔 평화와 협력의 과정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일깨워줬습니다.
독일 국민들은 이 과정에서 축적된 신뢰를 바탕으로 스스로 통일을 결정할 수 있었습니다.
동서독의 시민들은 다양한 분야에서 교류, 협력했고 양측 정부는 이를 제도적으로 보장했습니다.
비정치적인 민간교류가 정치 이념의 빗장을 풀었고 양측 국민들의 닫힌 마음을 열어 나갔습니다.
동방정책이 20여 년간 지속되었다는 사실도 중요합니다.
정권이 바뀌어도 일관된 정책이 가능했던 것은 국민의 지지와 더불어 국제사회의 협력이 바탕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독일은 유럽에 평화질서가 조성될 때,그 틀 안에서 독일의 통일도 가능할 것이라고 보았습니다.
국제사회와 보조를 맞추고,때로는 국제사회를 설득해서 튼튼한 안보를 확보하고,양독관계에 대한 지지를 보장받았습니다.
빌리 브란트 총리가 첫 걸음을 뗀 독일의 통일과정은 다른 정당의 헬무트 콜 총리에 이르러 완성되었습니다.
나는 한반도의 평화와 공동 번영을 위해서도 마찬가지로 정당을 초월한 협력이 이어져 나가야 한다고 믿습니다.
내외 귀빈 여러분,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을 바라는 우리 국민들에게 베를린은 김대중 대통령의 ‘베를린 선언’과 함께 기억됩니다.
김대중 대통령의 베를린 선언은 2000년 제1차 남북정상회담으로 이어졌고,분단과 전쟁 이후 60여 년간 대립하고 갈등해 온 남과 북이 화해와 협력의 길로 들어서는 대전환을 이끌어냈습니다.
그 뒤를 이어 노무현 대통령은 2007년 제2차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남북관계의 발전과 평화·번영을 위한 이정표를 세웠습니다.
김대중 대통령과 노무현 대통령은 한반도에 평화를 정착시키기 위한 국제협력도 추진해 나갔습니다.
그 기간 동안 6자회담은 북핵문제 해결 원칙과 방향을 담은 9.19 성명과 2.13합의를 채택했습니다.
북미 관계,북일 관계에도 진전이 있었습니다.
나는 앞선 두 정부의 노력을 계승하는 동시에 대한민국의 보다 주도적인 역할을 통해 한반도에 평화체제를 구축하는 담대한 여정을 시작하고자 합니다.
존경하는 내외 귀빈 여러분,한반도가 직면하고 있는 가장 큰 도전은 북핵 문제입니다.
북한은 핵과 미사일 도발을 계속하며 한반도와 동북아,나아가 세계의 평화를 위협하고 있습니다.
특히 바로 이틀 전에 있었던 미사일 도발은 매우 실망스럽고 대단히 잘못된 선택입니다.
유엔 안보리 결의를 명백히 위반했을 뿐만 아니라 국제사회의 거듭된 경고를 정면으로 거부한 것입니다.
무엇보다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모처럼 대화의 길을 마련한 우리 정부로서는 더 깊은 유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습니다.
북한의 이번 선택은 무모합니다.
국제사회의 응징을 자초했습니다.
북한이 도발을 멈추고 비핵화 의지를 보여준다면,국제사회의 지지와 협력을 받을 수 있도록 앞장서서 돕겠다는 우리 정부의 의지를 시험하고 있습니다.
나는 북한이 돌아올 수 없는 다리를 건너지 않기를 바랍니다.
북한은 핵과 미사일 개발을 포기하고 국제사회와 협력할 수 있는 길을 찾아야 합니다.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한반도 비핵화는 국제사회의 일치된 요구이자 한반도 평화를 위한 절대 조건입니다.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결단만이 북한의 안전을 보장하는 길이라는 뜻입니다.
그래서 나는 바로 지금이 북한이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이고, 가장 좋은 시기라는 점을 강조합니다.
점점 더 높아지는 군사적 긴장의 악순환이 한계점에 이른 지금,대화의 필요성이 과거 어느 때보다 절실해졌기 때문입니다.
중단되었던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를 다시 시작할 수 있는 기본여건이 마련되었다는 점도 중요합니다.
최근 한미 양국은,제재는 외교적 수단이며, 평화적인 방식으로 한반도 비핵화를 달성한다는 큰 방향에 합의했습니다.
북한에 대해 적대시 정책을 갖고 있지 않다는 사실을 천명했습니다.
북한의 선택에 따라 국제사회가 함께 보다 밝은 미래를 제공할 수 있음을 확인했습니다.
한미 양국은 또한,당면한 한반도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서도 남북관계 개선이 중요하다는 점에 인식을 같이 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반도 평화통일 환경을 조성함에 있어서 대한민국의 주도적 역할을 지지했고,남북대화를 재개하려는 나의 구상을 지지했습니다.
중국의 시진핑 주석과도 같은 공감대를 확인했습니다.
이제 북한이 결정할 일만 남았습니다.
대화의 장으로 나오는 것도,어렵게 마련된 대화의 기회를 걷어차는 것도 오직 북한이 선택할 일입니다.
그러나 만일,북한이 핵 도발을 중단하지 않는다면 더욱 강한 제재와 압박 외에는 다른 선택이 없습니다.
한반도의 평화와 북한의 안전을 보장할 수 없게 될 것입니다.
나는 한반도 평화를 위한 우리 정부와 국제사회의 의지를,북한이 매우 중대하고 긴급한 신호로 받아들일 것을 기대하고 촉구합니다.
내외귀빈 여러분,이제,한반도의 냉전구조를 해체하고 항구적인 평화정착을 이끌기 위한 우리 정부의 정책방향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첫째,우리가 추구하는 것은 오직 평화입니다.
평화로운 한반도는 핵과 전쟁의 위협이 없는 한반도입니다.
남과 북이 서로를 인정하고 존중하며,함께 잘 사는 한반도입니다.
우리는 이미 평화로운 한반도로 가는 길을 알고 있습니다.
‘6.15 공동선언’과 ‘10.4 정상선언’으로 돌아가는 것입니다.
남과 북은 두 선언을 통해 남북문제의 주인이 우리 민족임을 천명했고 한반도에서 긴장완화와 평화보장을 위한 긴밀한 협력을 약속했습니다.
경제 분야를 비롯한 사회 각 분야의 협력사업을 통해 남북이 공동번영의 길로 나아가자고 약속했습니다.
남과 북이 상호 존중의 토대 위에 맺은 이 합의의 정신은 여전히 유효합니다.
그리고 절실합니다.
남과 북이 함께 평화로운 한반도를 실현하고자 했던 그 정신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나는 이 자리에서 분명히 말합니다.
우리는 북한의 붕괴를 바라지 않으며,어떤 형태의 흡수통일도 추진하지 않을 것입니다.
우리는 인위적인 통일을 추구하지도 않을 것입니다.
통일은 쌍방이 공존공영하면서 민족공동체를 회복해 나가는 과정입니다.
통일은 평화가 정착되면 언젠가 남북간의 합의에 의해 자연스럽게 이루어질 일입니다.
나와 우리 정부가 실현하고자 하는 것은 오직 평화입니다.
둘째,북한 체제의 안전을 보장하는 한반도 비핵화를 추구하겠습니다.
지난 4월,‘전쟁 위기설’이 한반도와 세계를 휩쓸었습니다.
한반도를 둘러싼 군사적 긴장은 세계의 화약고와도 같습니다.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을 시급히 완화해야 합니다.
남북한 간의 무너진 신뢰를 다시 회복해야 합니다.
우리는 이를 위해 교류와 대화를 모색해 나갈 것입니다.
북한도 더 이상의 핵도발을 중단해야 합니다.
우발적인 충돌을 방지하기 위한 군사관리체계도 구축해 나가야 합니다.
보다 근본적인 해법은 북핵문제의 근원적 해결입니다.
북핵문제는 과거보다 훨씬 고도화되고 어려워졌습니다.
단계적이고 포괄적인 접근이 필요합니다.
우리 정부는 국제사회와 함께 북한 핵의 완전한 폐기와 평화체제 구축,북한의 안보·경제적 우려 해소,북미관계 및 북일관계 개선 등 한반도와 동북아의 현안을 포괄적으로 해결해 나가겠습니다.
그러나 손뼉도 마주쳐야 소리가 나는 법입니다.
북한이 핵 도발을 전면 중단하고,비핵화를 위한 양자대화와 다자대화에 나서야만 가능한 일입니다.
셋째,항구적인 평화 체제를 구축해 나가겠습니다.
1953년 이래 한반도는 60년 넘게 정전 상태에 있습니다.
불안한 정전 체제 위에서는 공고한 평화를 이룰 수 없습니다.
남북의 소중한 합의들이 정권이 바뀔 때마다 흔들리거나 깨져서도 안 됩니다.
평화를 제도화해야 합니다.
안으로는 남북 합의의 법제화를 추진하겠습니다.
모든 남북 합의는 정권이 바뀌어도 계승돼야 하는 한반도의 기본자산임을 분명히 할 것입니다.
한반도에 항구적 평화구조를 정착시키기 위해서는 종전과 함께 관련국이 참여하는 한반도 평화협정을 체결해야 합니다.
북핵문제와 평화체제에 대한 포괄적인 접근으로 완전한 비핵화와 함께 평화협정 체결을 추진하겠습니다.
넷째,한반도에 새로운 경제 지도를 그리겠습니다.
남북한이 함께 번영하는 경제협력은 한반도 평화정착의 중요한 토대입니다.
나는 ‘한반도 신경제지도’ 구상을 가지고 있습니다.
북핵문제가 진전되고 적절한 여건이 조성되면 한반도의 경제지도를 새롭게 그려 나가겠습니다.
군사분계선으로 단절된 남북을 경제벨트로 새롭게 잇고 남북이 함께 번영하는 경제공동체를 이룰 것입니다.
끊겼던 남북 철도는 다시 이어질 것입니다.
부산과 목포에서 출발한 열차가 평양과 북경으로,러시아와 유럽으로 달릴 것입니다.
 남·북·러 가스관 연결 등 동북아 협력사업들도 추진될 수 있을 것입니다.
 남과 북은 대륙과 해양을 잇는 교량국가로 공동번영할 것입니다.
 남과 북이 10.4 정상선언을 함께 실천하기만 하면 됩니다.
 그때 세계는 평화의 경제,공동번영의 새로운 경제모델을 보게 될 것입니다.
 다섯째,비정치적 교류협력 사업은 정치·군사적 상황과 분리해 일관성을 갖고 추진해 나가겠습니다.
 남북한의 교류협력 사업은 한반도 모든 구성원의 고통을 치유하고 화합을 이루는 과정이자 안으로부터의 평화를 만들어가는 일입니다.
 남북한에는 분단과 전쟁으로 고향을 잃고 헤어진 가족들이 있습니다.
 그 고통을 60년 넘게 치유해주지 못한다는 것은 남과 북 정부 모두에게 참으로 부끄러운 일입니다.
 대한민국 정부에 가족상봉을 신청한 이산가족 가운데 현재 생존해 계신 분은 6만여 명,평균 연령은 81세입니다.
 북한도 사정은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이 분들이 살아 계신 동안에 가족을 만날 수 있게 해야 합니다.
 어떤 정치적 고려보다 우선해야만 하는 시급한 인도적 문제입니다.
 분단으로 남북의 주민들이 피해를 보는 일들도 남북한이 함께 해결해 나가야 합니다.
 북한의 하천이 범람하면 남한의 주민들이 수해를 입게 됩니다.
 감염병이나 산림 병충해,산불은 남북한의 경계를 가리지 않습니다.
 남북이 공동대응하는 협력을 추진해 나가겠습니다.
 민간 차원의 교류는 당국 간 교류에 앞서 남북 간 긴장 완화와 동질성 회복에 공헌해 왔습니다.
 민간교류의 확대는 꽉 막힌 남북관계를 풀어갈 소중한 힘입니다.
 다양한 분야의 민간교류를 폭넓게 지원하겠습니다.
 지역 간의 교류도 적극 지원하겠습니다.
 인간 존중의 보편적 가치와 국제 규범은 한반도 전역에서 구현되어야 합니다.
 북한 주민의 열악한 인권 상황에 대해서는 국제사회와 함께 분명한 목소리를 낼 것입니다.
 아울러,북한 주민들에게 실제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인도적인 협력을 확대하겠습니다.
 내외 귀빈 여러분,나와 우리 정부는 이상의 정책방향을 확고하게 견지하면서실천할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남북이 함께 손을 잡고 한반도 평화의 돌파구를 열어가야 합니다.
 먼저 쉬운 일부터 시작해 나갈 것을 북한에 제안합니다.
 첫째,시급한 인도적 문제부터 해결하는 것입니다.
 올해는 ‘10.4 정상선언’ 10주년입니다.
 또한 10월 4일은 우리 민족의 큰 명절인 추석입니다.
 남과 북은 10.4 선언에서 흩어진 가족과 친척들의 상봉을 확대하기로 합의한 바 있습니다.
 민족적 의미가 있는 두 기념일이 겹치는 이 날에 이산가족 상봉행사를 개최한다면 남북이 기존 합의를 함께 존중하고 이행해 나가는 의미 있는 출발이 될 것입니다.
 북한이 한 걸음 더 나갈 용의가 있다면,이번 이산가족 상봉에 성묘 방문까지 포함할 것을 제안합니다.
 분단독일의 이산가족들은 서신왕래와 전화는 물론 상호방문과 이주까지 허용되었습니다.
 우리도 못할 이유가 없습니다.
 더 많은 이산가족이 우리 곁을 떠나기 전,그들의 눈물을 닦아 주어야 합니다.
 만약 북한이 당장 준비가 어렵다면 우리측만이라도 북한 이산가족의 고향방문이나 성묘를 허용하고 개방하겠습니다.
 북한의 호응을 바라며,이산가족 상봉을 논의하기 위한 남북 적십자회담 개최를 희망합니다.
 둘째,평창 올림픽에 북한이 참가하여 ‘평화 올림픽’으로 만드는 것입니다.
 2018년 2월,한반도의 군사분계선에서 100km 거리에 있는 대한민국 평창에서 동계올림픽이 개최됩니다.
 2년 후 2020년엔 하계올림픽이 동경에서,2022년엔 북경에서 동계올림픽이 개최됩니다.
 우리 정부는 아시아에서 이어지는 이 소중한 축제들을 한반도의 평화,동북아와 세계의 평화를 만들어가는 계기로 만들 것을 북한에 제안합니다.
 스포츠에는 마음과 마음을 잇는 힘이 있습니다.
 남과 북,그리고 세계의 선수들이 땀 흘리며 경쟁하고 쓰러진 선수를 일으켜 부둥켜안을 때,세계는 올림픽을 통해 평화를 보게 될 것입니다.
 세계의 정상들이 함께 박수를 보내면서,한반도 평화의 새로운 시작을 함께 열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북한의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에 대해 IOC에서 협조를 약속한 만큼 북한의 적극적인 호응을 기대합니다.
 셋째,군사분계선에서의 적대행위를 상호 중단하는 것입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한반도의 군사분계선에서는 총성 없는 전쟁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양측 군에 의한 군사적 긴장 고조상태가 변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는 남북한 무력충돌의 위험성을 고조시키고 접경지역에서 생활하는 양측 국민의 안전을 위협하는 일입니다.
 올해 7월 27일은 휴전협정 64주년이 되는 날입니다.
 이 날을 기해 남북이 군사분계선에서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키는 일체의 적대행위를 중지한다면 남북 간의 긴장을 완화하는 의미 있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넷째,한반도 평화와 남북협력을 위한 남북 간 접촉과 대화를 재개하는 것입니다.
 한반도 긴장 완화는 가장 시급한 문제입니다.
 지금처럼 당국자간 아무런 접촉이 없는 상황은 매우 위험합니다.
 상황관리를 위한 접촉으로 시작하여 의미있는 대화를 진전시켜 나가야 합니다.
 나아가 올바른 여건이 갖춰지고 한반도의 긴장과 대치국면을 전환시킬 계기가 된다면 나는 언제 어디서든 북한의 김정은 위원장과 만날 용의가 있습니다.
 핵 문제와 평화협정을 포함해 남북한의 모든 관심사를 대화 테이블에 올려놓고 한반도 평화와 남북협력을 위한 논의를 할 수 있습니다.
 한번으로 되지 않을 것입니다.
 시작이 중요합니다.
 자리에서 일어서야 발걸음을 뗄 수 있습니다.
 북한의 결단을 기대합니다.
 존경하는 내외 귀빈 여러분,독일은 한국보다 먼저 냉전을 극복하고 통일을 달성했지만 지금은 지역주의와 테러,난민 문제 등 평화에 대한 또 다른 도전에 직면해 있습니다.
 나는 독일이 베를린의 민주주의와 평화공존의 정신으로 새로운 도전을 극복하고독일 사회와 유럽의 통합을 완성해 나갈 것을 믿습니다.
 대한민국도 성숙한 민주주의의 힘으로 평화로운 한반도를 반드시 실현해 나갈 것입니다.
베를린에서 시작된 냉전의 해체를 서울과 평양에서 완성하고 새로운 평화의 비전을 동북아와 세계에 전파할 것입니다.
 독일과 한국은 평화를 향한 전진을 멈추지 않을 것입니다.
 양국은 언제나 서로를 지지하고 응원하며 연대할 것입니다.
 인류의 더 나은 삶,세계의 더 좋은 미래를 향해 굳세게 함께 나아갑시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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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연설문 - 동포 간담회 인사말 - 170701

감사합니다. 사회 보신 김미화 씨에게도 감사합니다. 지난 정권에서 블랙리스트 방송인이라는 거 잘 아시죠? 격려의 박수 부탁드립니다. (박수) 

동포 여러분, 반갑습니다. 미국 경호원이 경호를 하고 있어서 다들 손잡아 드리지 못했습니다. 사랑하는 250만 재미동포 여러분, 반갑습니다. 방미 마지막 일정으로 여러분을 뵙습니다. 방미성과도 아주 좋았고, 여러분께 인사를 드리고 돌아갈 수 있게 돼서 정말 기분이 좋습니다. 여러분도 좋으시죠? 

방문 첫날 일정으로, 장진호 전투 기념비 가는 길부터 시작해서, 제가 가는 곳곳에서 동포 여러분께서 저를 환영해 주셨습니다. 그리고 오늘 이렇게 많은 동포 여러분과 자리를 함께 하게 되니 이것만으로도 제 마음이 아주 든든합니다. 여러분, 고맙습니다. 오늘 이 자리에 여기 워싱턴뿐 아니라 멀리 알래스카와 마이애미, 그리고 바다 건너 하와이에서도 오셨다고 들었습니다. 제일 먼 하와이에서 오신 동포분들, 어디 계십니까? 여러분, 큰 박수 한 번 부탁드립니다. 이렇게 여러분 앞에서 대통령으로 인사드리게 돼서 정말로 기쁩니다. 

2012년 대선 때도, 그리고 지난 대선 때도 해외 동포 여러분은 저에게 정말 큰 힘이 됐습니다. 마음 깊이 감사드립니다. 다. 지난 2012년보다 투표자 수가 무려 40%나 늘었습니다. 지난 대선 때 새로운 기록이 많았습니다. 역대 최고의 재외국민 투표율도 그 중의 하나입니 그 높은 투표율의 중심에 동포 여러분의 간절한 염원이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내 조국은 대한민국이다” 누구에게나 자랑할 수 있는 당당하고 품격 있는 나라를 함께 만들자는 염원, 여러분, 맞습니까? 

조국의 새 정부는 해외에서도 함께 촛불을 들어준 동포 여러분의 염원으로 출범했습니다. 그 힘이 국제사회에서 대한민국의 위상을 높이고 있습니다. 세계가 우리의 민주주의 역량에 박수를 보냅니다. 제가 이번 정상회담에서 당당할 수 있었던 것도,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둘 수 있었던 것도 그 힘이 크게 작용했다고 생각합니다. 트럼프 대통령을 비롯해서, 제가 만난 미국 정부 관계자와 정치인 모두가 촛불혁명으로, 평화적으로 정권을 교체한 대한민국을 존중해주었고, 그런 대한민국의 대통령인 저를 대접해 주었습니다. 여러분, 우리 스스로 자부할만하다고 생각하는데, 어떻습니까? 

사랑하는 동포 여러분, 이번 미국 방문은 여러모로 의미 있는 방문이었고 값진 성과도 얻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과 저는 이틀 동안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눴습니다. 저는 그 과정에서 한미동맹의 발전과 북핵문제의 해결, 더 나아가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정착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확고한 의지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우리 두 정상 간에 깊은 우의와 신뢰가 형성되었습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과 저는 북핵문제 해결에 최우선 순위를 두고 관련 정책을 긴밀히 협의해 나가기로 했습니다. 제재와 대화를 모두 활용하여, 단계적이고 포괄적인 접근으로 북핵문제를 근원적으로 해결하자는 데 뜻을 같이했습니다. 무엇보다 대화의 문을 열어놓고 평화적으로 해결하기로 한 것은 큰 성과였습니다. 동포 여러분께서 잘 알고 계신 것처럼, 미국 정부가 북핵문제 해결에 최우선 순위를 두기로 한 것은 미국 외교정책의 커다란 변화입니다. 저는 이 변화와, 트럼프 대통령과 저 사이에 형성된 신뢰를 바탕으로, 북핵문제를 반드시 해결하고 한반도 평화체제를 구축하겠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한반도의 평화통일 환경 조성에서 대한민국의 주도적 역할과 남북대화 재개에 대한 지지를 확보한 것은 매우 중요한 성과입니다. 사드 문제에서도 민주적, 절차적 정당성이 필요하다는 점에 대해 미국 정부의 공감을 얻었습니다. 어떻습니까? 한미동맹, 앞으로도 이렇게 흔들림 없이 튼튼하게 해나가면 되겠습니까? 

사실 이번 방미 전까지 국내외에서 지난 여러 달 동안 정상외교 공백에 따른 우려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번 방미를 통해 한미동맹의 굳건함이 확인되었고 앞으로의 발전방향에 대한 폭넓은 공감대가 확보되었습니다. 이렇게 한미동맹이 위대한 동맹으로 발전할 수 있었던 데에는 동포 여러분의 기여와 헌신이 있었습니다. 1903년 1월 하와이 호놀룰루에 첫 발을 내디딘 102명의 사탕수수 노동자들의 눈물과 땀이 있었습니다. 5~60년대 한국전쟁이 남긴 상처와 가난을 이기기 위해 청소부로, 세탁원으로 이국땅에서 고생하셨습니다. 1세대 부모님의 노고와 헌신이 2세대, 3세대 동포들의 눈부신 활약으로 결실을 맺고 있습니다. 이제 우리 동포들은 정치, 경제, 문화 모든 분야에서 미국사회 발전에 크게 기여하고 있습니다. 한인 사회의 위상도 크게 높아졌습니다. 덕분에 양국 관계도 더욱 발전할 수 있었습니다. 

저는 우리 해외 동포 여러분의 마음속에 늘 조국 대한민국이 있다는 것을 느낄 때마다 가슴이 벅찬데, 여러분은 어떻습니까? 3.1운동 때에는 동포들이 있는 세계 곳곳마다 태극기가 펄럭였습니다. 87년 6월 항쟁에 이어 이번 촛불혁명까지 대한민국 민주주의 여정에는 늘 동포 여러분이 계셨습니다. 최근에는 병역의무가 없는 동포 청년들이 조국에 자원입대하는 일이 늘면서 국민들에게 큰 감동을 주고 있습니다. 

번 제 귀국길에는 오랫동안 고향을 떠나있었던 우리 문화재 두 점이 함께 돌아갑니다. 조선왕조의 정통성을 상징하는 문정왕후어보와 현종어보입니다. 많은 분들의 열성적인 노력이 있었습니다. 이 자리에 함께 하고 있는 안민석 의원이 수고를 많이 해주셨고, 무엇보다 국내 시민단체와 재미 동포사회의 노력이 거둔 결실입니다. 동포 여러분께서 잃어버린 우리 문화재를 찾는 과정에서도 힘을 모아 주신 것에 대해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여러분, 안민석 의원과 수고해주신 모든 분들께 큰 박수 부탁드립니다. 

이렇게 동포 여러분과 국내의 국민들은 사는 곳은 떨어져있지만 대한민국의 역사 속에서 하나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동포 여러분이 살고 계신 바로 이곳에서 조국에 대한 자긍심이 더 높아질 수 있도록 정부가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동포 여러분께 약속 드립니다. 

민주주의를 더욱 발전시키겠습니다. ‘이게 내 조국이냐’, 한탄하는 일이 없도록 하겠습니다. 다시는 흔들리지 않도록 민주주의를 더 튼튼하고 단단하게 세워놓겠습니다. 경제에서도 민주주의를 실현하겠습니다. 조금씩 양보하고, 짐을 나누고, 격차를 줄여가면서 더 평등하고 정의로운 대한민국을 만들겠습니다. 남북관계에서도 주변국에 기대지 않고 우리가 운전석에 앉아 주도해 나가겠습니다. 

재외 동포 지원에도 적극 나서겠습니다. 지금 재외 동포가 720만 명에 달하고 한 해 해외여행객도 2000만 명을 넘었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 국민과 동포들의 안전입니다. 재외국민보호법을 만들고 지원 조직을 확대하겠습니다. 테러와 범죄, 재난으로부터 여러분을 안전하게 지키겠습니다. 

재외공관을 재외공관답게 만들겠습니다. 재외공관이 없거나 부실해서, 또 인력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그동안 충분한 지원을 받지 못하셨을 것입니다. 통역이나 수감자 지원 법률서비스를 위해 영사인력을 확충해 가겠습니다. 전자행정으로 영사 서비스도 혁신해서 동포 여러분의 불편을 덜어 드리겠습니다. 또한 우리 동포들이 거주국와 거주지역에서 역량이 더 커질 수 있도록 뒷받침하겠습니다. 특히 재미 동포들의 정치적 역량이 커진다면 대한민국의 미래와 양국의 관계발전에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젊은 동포들이 차세대 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습니다. 

재외 동포 분들을 만나보면 후손들의 민족 정체성을 걱정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우리 말과 글을 지킬 수 있도록 한글학교를 지원하고, 한국문화를 접할 수 있는 기회를 확대하겠습니다. 자녀들이 민족 정체성을 잃지 않으면서 글로벌 리더로 성장해 갈 수 있도록 우리 정부가 뒷받침하겠습니다. 

사랑하는 동포 여러분! 저는 여러분이 정말 자랑스럽습니다. 몸은 떨어져 있지만 우리는 늘 함께였습니다. 대한민국이 기쁠 때 함께 웃어 주셨고 대한민국이 아플 때 함께 울어 주셨습니다. 세계 어디에 이토록 조국을 사랑하고 헌신하는 동포가 있겠습니까? 이제 대한민국 정부가 보답하겠습니다. 

지금 대한민국은 완전히 새로운 나라로 거듭나고 있습니다. 동포 여러분께 기쁨과 자부심을 주는 대한민국을 만들겠습니다. 완전히 새로운 대한민국으로 동포 여러분의 자랑이 되겠습니다. 동포 여러분 다시 만날 때까지 늘 건강하시고 행복하십시오. 감사합니다. 

2017년 7월 1일 제19대 대한민국 대통령 문 재 인

문재인 연설문 - CSIS 연설 : 위대한 동맹으로 - 170630

존경하는 존 햄리(John Hamre) 회장님, 그리고 내외 귀빈 여러분, 미국은 취임 후 나의 첫 해외 방문지입니다. 오늘 이렇게 여러분을 만나 뵙게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합니다.

취임 직후, 나는 트럼프 대통령과 전화로 먼저 대화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와 통화에서 한미동맹을 단순히 좋은 동맹이 아니라 “위대한 동맹”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 말씀이 매우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래서 이 연설문의 주제도, 한미 정상 공동성명의 서문에도 위대한 동맹이 포함되도록 했습니다. 

내외 귀빈 여러분, 나는 이 자리에서 먼저, 한미 양국이 한 세기가 넘는 시간 동안 쌓아온 우정을 여러분과 함께 재확인하고 싶습니다. 

1885년, 한국에 최초의 서양식 병원인 광혜원을 설립한 사람은 미국인 선교사 호레스 알렌(Horace Allen)이었습니다. 미국인 선교사들은 한국에서 근대적 교육기관과 의료기관의 설립을 주도했고, 항일 독립운동을 지원했습니다. 미국 정보국은 우리 임시정부와 협력해 군사훈련을 지원하기도 했습니다.

1950년, 한국에서는 역사상 가장 비극적인 전쟁이 일어났습니다. 이틀 전 미국에 도착해 제일 처음 방문한 곳은 장진호 전투 기념비입니다. 한국전쟁에서 가장 치열했던 전투의 하나로 기록된 이 전투에서 미 제1해병사단은 ‘지옥보다 더한 추위’를 견디며 싸웠습니다. 무려 열배가 넘는 적의 포위망을 뚫었고 덕분에 그 유명한 흥남철수가 가능했습니다.


흥남철수는 북한을 탈출하기 위해 흥남부두로 몰려온 10만여명의 피난민을 미군이 무사히 철수시킨 대규모 작전이었습니다. 인류 역사상 유례없는 최대의 인도주의적 작전이었습니다. 그 때 미국 화물선 메러디스 빅토리 호는 무기와 전쟁물자를 모두 버리고 화물창에 피난민을 태웠습니다. 무려 14,000명의 피난민이 살기위해 그 배에 올라탔습니다. 그 가운데 나의 부모님도 있었습니다.  빅토리호는 내 누님의 생일인 12월 23일 흥남을 출발해 12월 25일 대한민국 남쪽 땅, 거제도에 도착했습니다. 단 한명의 희생자도 없었던 자유와 인권의 항해였습니다. 5명의 새 생명이 항해 중에 태어나기도 했습니다. 그야말로 크리스마스의 기적이었습니다. 2년 후 빅토리 호가 도착한 거제에서 제가 태어났습니다. 그리고 오늘 이렇게, 그 때 미군이 구출했던 피난민의 아들이 대통령이 되어 여러분과 만나고 있습니다.

내외 귀빈 여러분, 전쟁이 끝난 후 한국이 전 세계에 보여준 눈부신 발전과 성장은 이미 여러분께서 잘 알고 계신 그대로입니다. 한국의 발전을 이끈 두 바퀴,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는
미국이 한국에 전파한 것이자 양국이 공유하고 있는 핵심가치입니다.


지난 70년간 한미동맹은 한반도 평화와 안정의 근간이 되었을 뿐만 아니라 한국의 경제발전과 민주화에 크게 기여했습니다. 우리 국민들은 그 사실을 잘 알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의 성장과 발전에 토대를 제공한 미국은 우리에게 고마운 동맹입니다. 미국의 아태 지역 리더십 유지와 번영에 기여한 한국 역시 미국에게 중요한 동맹입니다. 

한미동맹이 발전하고 확대되어 오는 동안 양국의 많은 국민들이 교류했고, 종교와 문화, 학문을 비롯한 다방면에서 영향을 주고받았습니다. 장진호 전투에서 진지를 지켰던 어느 병사, 빅토리호를 운항했던 어느 선원이 오늘 저의 삶과 연결되어 있듯이 한미 양국의 관계는 국가와 국가, 정부와 정부만이 아니라 사람과 사람으로도 이어져 있습니다.


내외 귀빈 여러분, 한국에는 “뿌리 깊은 나무는 바람에 흔들리지 않고, 샘이 깊은 물은 마르지 않는다”는 말이 있습니다. 한미 양국 관계가 그렇습니다. 오랜 시간에 걸쳐 우정을 쌓고 뿌리를 내려 왔습니다. 한미동맹은 대한민국의 역사와 함께 발전해 왔습니다. 깊고 굳건한 동맹입니다. 양국의 동맹관계는 흔들리지 않을 것이며, 이에 대한 나의 의지도 확고합니다.


내외 귀빈 여러분, 최근 우리나라는 유례없던 정치적 위기를 겪었습니다. 그러나 우리 국민들은 위기를 기회로 바꿔냈습니다. 가장 평화롭고 아름다운 방법으로, 민주주의와 헌법을 회복하고 새로운 정부를 출범시켰습니다. 우리 국민들은 이것을 촛불혁명이라고 부릅니다.
이 자리에 계신 여러분들께서도 우리 국민들의 촛불혁명이 세계 광장 민주주의의 모범이었다는 평가에 동의하실 것이라 믿습니다.

촛불혁명은 대통령으로서 나의 출발점입니다. 한국은 지금, 보다 민주적인 나라, 보다 공정하고 정의로운 나라로 나아가기 위한 변화를 실천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촛불혁명을 통해 국민들이 요구한 것이고, 그 요구에 화답하는 것이 대통령으로서 나의 책무입니다.


사드배치 문제로 한미동맹의 장래를 걱정하는 시선이 있습니다. 사드배치에 관한 한국 정부의 논의는 민주적 정당성과 절차적 투명성이 담보되는 절차에 관한 것입니다. 이것은 촛불혁명으로 탄생한 우리 정부에게 대단히 중요합니다. 나는 한미 간의 결정을 존중합니다. 그러나 정당한 법 절차를 지키려는 한국 정부의 노력이 한미동맹의 발전에도 유익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여러분의 깊은 이해와 공감을 바랍니다.


내외 귀빈 여러분, 이제 이 연설의 주제인 “위대한 동맹”에 대한 나의 생각을 말씀드리겠습니다. 한미동맹은 이미 위대한 동맹입니다. 그러나 한미동맹은 더 위대해질 수 있습니다. 나는 그 정신을 장진호 전투에서 발견했습니다. 그 영웅적인 전투를 지휘한 스미스 사단장은 
함흥철수 작전을 후퇴가 아닌 “새로운 방향으로의 공격”이라고 명명했습니다. 이것이 바로 한미동맹의 정신입니다.

지금 우리 앞에는 특별한 과제가 있습니다. 지난 20년간 풀지 못한 역사적 난제입니다. 바로 북한의 핵과 미사일 문제입니다. 위협은 이미 한반도를 넘어서서 미국을 향하고 있습니다.
세계적으로 가장 급박하고 위험한 이 위협 앞에 더 이상 후퇴하지 않고 미래를 향해 새롭게 도약하는 것, 나는 이것이 한미동맹이 좋은 동맹을 넘어 위대한 동맹으로 나아가는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위대한 동맹은 평화를 이끌어내는 동맹입니다.


한미 양국은 이미 한반도 평화 구상에 합의한 적이 있습니다.2005년 6자회담에서 채택한 9.19 공동성명, 그리고 이를 재확인한 2007년 남북정상회담의 10.4정상선언, 이들 합의는 북한 핵의 완전한 폐기와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한꺼번에 포괄적으로 이루도록 하는 내용입니다.

한미 양국의 긴밀한 공조가 있었음은 물론입니다. 평화를 역설하는 것은 쉽지만 그것을 실현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는 것을 잘 압니다. 9.19 공동성명의 이행절차까지 합의하고도 실행에 실패한 지난 10년의 세월이 보여준 사실이기도 합니다. 더구나 북한의 김정은 정권은 
핵과 미사일이 북한의 체제와 정권을 지켜줄 것이라는 잘못된 믿음을 갖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바로 지금이 그 어려운 일을 다시 시작할 기회라고 확신합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외교문제의 최우선 순위를 북한 핵과 미사일 문제 해결에 둔 것은
역대 미국 정부가 하지 않았던 일입니다. 이 사실이 북핵문제 해결 가능성을 높여주고 있습니다. 나는 최선의 노력을 다해 이 기회를 살리고자 합니다. 그 확고한 전제는 바로 굳건한 한미동맹입니다. 북한의 도발을 억제하고 철저한 연합방위태세를 유지하는 바탕 위에서 한국은 미국과 함께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을 위한 여정을 시작할 것입니다. 

내외 귀빈 여러분, 이 여정은 위대한 한미동맹의 여정입니다. 한반도의 비핵화에서 출발해 
동북아 전체의 안정과 평화로 나아가는 긴 여정입니다. 우리의 새로운 방향은 “전략적 인내”에서 벗어나 북한을 협상테이블로 끌어내기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하는 것입니다. 북한의 도발에는 단호하고 강력하게 대응해야 합니다. 동시에 김정은 위원장과 대화하는 것도 필요합니다. 그가 북한에서 핵 폐기를 결정할 수 있는 유일한 인물이기 때문입니다. 대화의 목표는 분명합니다. 북한이 스스로 핵 폐기를 결정하는 것입니다.

한국은 한반도 문제의 직접적인 당사국입니다. 당사국으로서, 또한 참혹한 전쟁의 비극을 다시는 겪지 않기 위해 한국은 보다 주도적인 역할을 해나갈 것입니다. 한국이 미국과 긴밀한 공조 하에 남북관계를 개선해 나가면 그 과정에서 미국을 포함한 국제사회도 북한과의 관계를 개선할 수 있을 것입니다.

내외 귀빈 여러분, 나는 어제 이러한 비전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과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우리는 보다 적극적으로 평화를 지키고 만들어 나가기로 했습니다. 이 자리에서 분명히 말합니다. 나와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에 대한 적대시 정책을 추진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북한을 공격할 의도가 없으며, 북한 정권의 교체나 정권의 붕괴를 원하지도 않습니다. 인위적으로 한반도 통일을 가속화하지도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북한에게 분명히 요구합니다. 비핵화야말로 안보와 경제 발전을 보장받는 유일한 길입니다.


북한 또한 스스로의 운명을 결정해야 합니다. 자신의 운명을 다른 나라의 탓으로 돌릴 수는 없습니다. 대화의 문은 활짝 열려 있습니다. 중요한 선택의 기로에서 올바른 판단을 내려 
평화와 번영의 기회를 잡을 수 있기를 진심으로 촉구합니다. 북한이 올바른 선택을 한다면 
나는 한반도 평화와 번영의 길을 북한과 함께 걸어갈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내외 귀빈 여러분, 우리 앞에는 북핵 문제를 넘어 많은 과제가 놓여 있습니다. 동북아 지역의 안정과 번영을 증진시켜야 합니다. 테러리즘, 환경 문제, 난민, 기아, 전염병과 같은 초국경적 현안에 대해서도 힘을 합쳐야 합니다. 

동북아와 전 세계에서 민주, 평화, 인권, 민주주의 가치를 재건하는 것은 한미동맹이 세계 평화에 기여하는 동맹임을 입증하는 일입니다. 한미 양국은 굳건한 한미동맹을 기반으로 
글로벌 파트너십을 더욱 강화해 나갈 것입니다. 국제 테러리즘 척결을 위한 연대를 강화하고, 이라크, 시리아, 아프간 등에서의 평화 정착과 재건 노력을 확대할 것입니다. 


내외 귀빈 여러분, 동맹의 가장 큰 장애물은 현실 안주입니다. 우리가 직면한 과제는 결코 쉬운 것들이 아니며 예상치 못한 어려움이 나타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에게는 공통의 목표가 있고 수많은 역경을 극복해 온 경험과 지혜가 있습니다. 우리 자신을 믿고 새로운 구상을 담대하게 실천해 가야 합니다. 북한이 스스로 평화의 길을 선택할 수 있게 해야 합니다. 평화는 스스로 선택할 때, 온전하고 지속가능한 평화가 된다는 나의 믿음을 여러분이 지지하고 함께 해주시기를 바랍니다. 한미동맹이 한미 양국을 넘어 동북아와 국제평화의 번영, 가치의 재건에 기여하는 위대한 동맹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함께 힘을 모아주시기 바랍니다. 

특별히, 웜비어 씨의 유족과 미국 국민들에게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립니다. 가족은 우리 삶의 뿌리이고, 또 열매입니다.나 역시 자식을 둔 부모로서, 그리고 미국의 동맹국 정상으로서 북한 당국의 가혹한 처사가 웜비어 씨의 가족과 미국 국민들에게 던진 충격과 비통함에 공감합니다. 웜비어 씨와의 이별이 그 가족들에게 모든 것을 잃은 것이 되지 않도록 해야 할 책임을 느낍니다. 어떤 경우에도 가족의 가치와 인권이 훼손되어서는 안 되며 나는 여러분과 함께, 우리가 소중하게 생각하는 가치를 지키기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을 것입니다. 주한미군을 비롯한 미국국민과 우리 국민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북한 핵문제는 반드시 해결하고 말 것입니다. 

오늘 함께 해주신 여러분께 다시 한 번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