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10월 28일 토요일

문재인 연설문 - FEALAC 외교장관 회의 개회식 축사 - 170831

동아시아와 중남미 각국에서 오신 대표단 여러분, 
그리고 내외 귀빈 여러분,
반갑습니다. 
동아시아-라틴아메리카 협력포럼(페알락: FEALAC) 외교장관 회의에 참석하신 여러분을 따뜻하게 환영합니다.

특별히 제 삶의 추억들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아름다운 항구 도시 부산에서
여러분들을 만나게 되어 매우 기쁩니다.

67년 전 전쟁의 상흔이 짙게 드리웠던 이곳은
이제 24시간 불이 꺼지지 않는 해양물류의 전초기지이자, 
해안선과 마천루가 경이롭게 조화를 이루고 있는
국제적인 미항으로 변모하였습니다.

부산은 개방과 성장을 상징하는 도시입니다.
또한 저와 같은 실향민 가족과 이주민, 외국인을 포용하는 
소통과 공존의 도시입니다. 
사람과 사람을 잇는 도시, 부산에서 개최되는 
이번 회의가
동아시아와 중남미 양 지역을 잇는 가교로서
페알락이 한 단계 더 도약하는 계기가 되리라 확신합니다.

내외 귀빈 여러분, 

오늘 이 자리에는
가벼운 마음으로 짧은 출장 여정에 오른 분들이 계신가 하면, 
하루가 넘는 하늘 길을 건너오신 분들도 계십니다.

이렇게 지리적으로 가장 먼 두 대륙을 연결한다는 구상은
참으로 창의적이고 위대한 것이었습니다. 
21세기를 목전에 두고 창립된 페알락은
동아시아와 중남미의 협력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고자 했습니다.
선각자들의 지혜에 존경을 표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페알락 출범 이후 
두 지역에서는 서로를 더욱 깊이 이해하고,
다양한 분야에서 실질적 협력을 활성화하려는 노력이 계속되었습니다. 
여기에 과학기술과 정보통신의 발달까지 더해져
태평양을 가로지른 하나의 지구촌 시대가 열리고 있습니다.

오늘날 전세계 인구 10명중 4명이 살고 있는 페알락 협력체는
세계 교역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거대한 네트워크로 성장했습니다.
양 지역 간 교역규모는 7,500억 달러, 
투자규모는 1,150억 달러에 이르고 있습니다. 

거시적인 지표만이 아닙니다.
페알락 회원국과의 협력 강화는
대한민국 국민들의 삶도 다채롭게 만들었습니다.

지난해 6월 파마나 운하가 확장 개통됨에 따라
이 곳 부산항의 물동량이 큰 폭으로 늘어,
침체 위기에 있던 부산항이 활기를 되찾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한국인들의 일상 속에서 
칠레 와인과 삼겹살, 후식으로 즐기는 필리핀 바나나, 뉴질랜드 키위 그리고 콜롬비아 커피는 너무나 익숙합니다.

한국은 분단으로 인해 유라시아 대륙으로 향하는 북쪽 통로가 막혀 있고, 
나머지 3면은 바다로 둘러싸여 마치 섬과 같은 환경을 갖고 있습니다.
또한 강대국들이 한반도를 둘러싸고 있습니다. 

결코 유리하다고 할 수 없는 지정학적 여건이지만, 
한국은 ‘극동’이 아니라 ‘유라시아의 출발점’이라는 인식을 가지고
그 지평을 동북아, 동아시아, 나아가 세계로 넓혀 갔습니다. 
생존을 위한 치열한 도전을 통해 
발전과 번영의 결실을 맺어 왔습니다. 

전쟁의 비극을 딛고 경제발전과 민주화를 이룬 
책임 있는 중견국가로서, 한국은 
전 세계의 평화와 안정에 적극 기여해 나가고자 합니다. 

내외 귀빈 여러분, 

저는 아시아 및 중남미와의 관계를 매우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한국 정부는 앞으로 
아세안(ASEAN), 메콩 국가 및 인도 등과의 신남방 협력과
러시아와 유라시아를 잇는 신북방 협력을 연계하여,
아시아의 평화와 번영을 견인하기 위한 
노력을 더욱 강화할 것입니다.

아울러 중남미 지역과도 소통과 교류를 활성화하여,
상호 이해와 신뢰를 바탕으로
무역·투자, 과학기술 혁신, 인프라·교통 등 
다양한 협력사업을 적극 추진해 나갈 것입니다.

한국 외교의 지평을 확대해 가는 과정에서, 
페알락은 소중한 자산입니다. 

다양한 국가군으로 구성되어 
작은 유엔과 같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페알락은
동아시아와 중남미를 연결하는 유일한 정부 간 협의체이기도 합니다.
앞으로 한국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에게 보다 크고 다양한 미래를 
열어 주는 플랫폼이 될 것으로 믿습니다.

한국은, 그 동안 사이버 사무국 운영을 통해 축적된 경험과
이번에 창설되는 페알락 기금을 든든한 기반으로 삼아
페알락의 질적인 도약을 선도해 나갈 것입니다.


내외 귀빈 여러분,

오는 2019년은 여러모로 의미가 깊습니다.
페알락 창설 20주년이면서,
대한민국 건국 100주년이기도 합니다.

‘하나의 꿈, 새로운 행동’을 슬로건으로 
회원국 모두 하나 되어 2019년을 준비해 나갑시다. 

이를 위해 특별히 강조하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지속가능하고 미래지향적인 교류와 협력은 
상품, 자본, 서비스와 같은
물질적인 측면에만 국한되어서는 안 됩니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마음을 잇는 진실한 소통과 이해가
함께 이루어져야 합니다.

전세계 관광객 중에 
페알락 동아시아 회원국과 라틴 아메리카 회원국간 상호 방문객 규모는 1% 미만에 불과합니다.
물리적 거리를 줄일 수는 없겠지만,
보다 많은 온라인, 오프라인 소통을 통해 
마음의 거리는 줄일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ICT 등 과학기술 발전이 선도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걸맞는 협력을 강화해야 합니다.
첨단 기술을 활용한 디지털 소통의 장이 열리면
정서적 공감과 유대를 더욱 높여 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문화, 관광, 스포츠 분야에서 
미래 세대를 중심으로 한 
인적 교류도 확대해 나가야 합니다.

이러한 다양한 노력들이 
두 지역의 실질 경제 협력 확대로 이어질 때, 
보다 많은 일자리가 창출되고 
호혜적인 결실을 맺을 수 있다고 믿습니다.

대한민국은 페알락의 믿음직한 친구이자 파트너로서 
제반 분야에서 긴밀히 협력해 나갈 것입니다.

내외 귀빈 여러분,

모든 국가는 자국의 이익을 추구합니다.
그러나 인류에 대한 책임을 다할 의무 또한 있습니다.
자국 이기주의, 배타적 민족주의를 극복하고
인류의 번영을 위한 공동의 노력을 멈추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빈곤, 식량안보, 에너지 안보, 기후변화, 질병, 국제조직범죄와 같은 
이 시대의 새로운 도전들은 
한 나라 또는 한 지역의 힘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습니다.
국제적 공조와 협력만이 도전을 극복하고 
지속가능한 발전을 가능케 할 것입니다.

지구촌 협력체로서 페알락은 
글로벌 이슈에 대한 공동의 인식과 목표를 실천에 옮기기 위한
논의를 계속해 나가고 있습니다.

그러한 논의가 현실화될 수 있도록
여러분들의 지혜와 통찰을 모아주시기 바랍니다. 

한국은 페알락 회원국 간 소통을 넓히기 위해
2011년부터 페알락 사이버사무국을 운영했습니다.
페알락의 중장기 발전 로드맵을 수립하기 위한 
비전그룹 활동에도 적극 참여해 왔습니다.

또한, 지난 2년간 페알락 의장국으로서 
오랜 숙원이었던 ‘페알락 新행동계획’이 
금번 회의에서 채택될 수 있도록 준비해 왔습니다.
아울러, 여타 국제기구와의 협력도 강화할 수 있도록 
‘페알락 기금’ 설립에도 적극 노력해 왔습니다.

이번 회의에서 이러한 노력이 결실을 맺어 
페알락이 획기적으로 도약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내외 귀빈 여러분,

페알락 36개 회원국의 지도를 보면, 
유달리 비어있는 공간이 눈에 띕니다.
바로 북한입니다.

북한 핵과 미사일 문제야말로 
한반도를 넘어 전 세계가 당면한 최대의 도전이자,
긴밀한 국제적 공조로 풀어가야 하는 문제입니다.

한국 정부는 
북한의 도발에 대해서는 국제사회와 함께 단호하게 대응하는 동시에, 대화의 문을 열어 놓고 북한을 올바른 선택으로 이끄는 
외교적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습니다.

저는 페알락이 이 문제에 관심을 갖고 해결을 위해 함께 노력할 때
아시아 평화, 세계 평화가 그만큼 앞당겨질 수 있다고 믿습니다.
북한 핵과 미사일 문제를 해결하고 
동북아시아에 항구적인 평화를 정착시키는 문제가
결코 강대국들 간의 문제일 수만은 없습니다.
여러분들의 지속적인 지지를 부탁드립니다.

생각을 잘 하는 사람은 총명하고
계획을 잘 하는 사람은 더욱 총명하며
행동을 잘 하는 사람은 가장 총명하다고 합니다. 

이번 회의에서 우리의 협력 비전이 구체적인 행동으로 옮겨지도록
다양한 실천방안들이 도출되기를 바랍니다.

다시 한 번, 성공적인 회의 개최를 기원하면서,
부산에서 아름답고 즐거운 추억 많이 만드시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문재인 연설문 - 외교부‧통일부 핵심정책 토의 모두 발언 - 170823

오늘 핵심 정책 토의를 준비하느라 고생 많으셨습니다. 우리 외교는 다양한 도전에 직면해 있습니다. 자국 이익 중심주의에 따라 협력보다 갈등이 부각되는 것이 지금의 엄중한 외교의 현실입니다. 그중에서도 당면한 가장 큰 도전과 위협은 역시 북한의 핵과 미사일입니다. 한반도 평화 정착은 우리 최우선 국익이고 세계 평화와도 직결되는 과제입니다. 확고한 한미동맹과 함께 중국, 일본, 러시아와의 협력외교로 보다 적극적으로 문제를 풀어나가야 합니다. 직접 당사자인 우리가 주도적으로 문제를 해결하고 대처하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한반도 평화는 우리가 지킨다는 자세와 철저한 주인 의식과 국익 중심으로 접근해야 합니다. 우리 외교지평을 꾸진히 넓혀 나가야 합니다. 기존의 4강 외교 중심에서 아세안 유럽 태평양, 중동 등과도 외교협력을 증진해 나가야할 것입니다.

한반도 문제뿐만 아니라 글로벌 현안에 참여하는 책임국가로서 우리 국격을 높이는 당당한 외교도 펼쳐나가야 합니다. 아울러 국민과 소통하고 국민과 함께하는 외교부가 되도록 노력, 2천만 해외 여행객 시대를 맞아 국민을 보호하는데 한치의 소홀함이 없도록 재외국민 보호시스템을 더욱 강화해야할 것입니다. 외교관은 대외적으로 대한민국의 얼굴입니다. 국가를 위해서 헌신하는 분들이 많은데 일부 불미스러운 일로 국격을 떨어뜨리는 일이 없도록 내부 기강을 세워주기 바랍니다.

통일부는 남북관계를 다루는 주무부처로서 주도적이고 능동적 역할을 기대합니다. 지난 10년간 통일부 폐지 움직임도 있었고, 주요 정책 결정에 통일부가 목소리를 내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앞으로는 그런 일이 없을 것입니다 남북관계를 개선하고 남북경제구상을 실현하는데 통일부의 역할이 지대합니다. 외교안보 상황이 어려워질수록 통일부의 역할이 작아지는 것이 아니라 더 막중해지는 사명감을 갖기바랍니다. 지금 북한의 도발로 남북관계 교착상태이지만 이런 때 일수록 통일부는 내실있게 준비해야 합니다. 엄동설한에도 봄은 반드시 오는 것이므로 봄이 왔을 때 씨를 잘 뿌릴 수 있도록 착실히 준비해주기 바랍니다.

북핵 문제가 해결의 희망을 보이고 한반도 상황이 안정적으로 관리되는 것은 남북관계가 좋을 때였다는 경험을 되돌아 볼 필요가 있습니다. 페리 프로세스 도출(99년)이나 9.19 공동성명(2005년)을 사례로 볼 수 있습니다. 특히 통일부가 역점을 둬야 할 것은 한반도 신경제구상이 실현될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이 구상이 실현되면 우리 경제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할 것이며, 한반도와 동북아 평화의 토대가 될 것입니다. 이제 대북 정책도 국민이 참여 속에서 이뤄져야 합니다. 정부와 전문가 중심으로 국민의 참여 공간을 넓히고 대북 정책에 대한 국민신뢰를 높일 필요가 있습니다. 

오늘 외교부와 통일부의 현장 실무자들이 참석을 했는데 기대가 큽니다. 현장의 목소리가 정책에 반영될 수 있도록 이런 분위기를 부탁드립니다. 어제, 과기부와 정통부, 방통위 핵심 토의는 토의가 활발해서 좋았습니다. 오늘도 두 부처의 업무보고가 활발한 열린 토의를 기대합니다.

문재인 연설문 - 대통령 주재 을지 국가안전보장회의 모두발언 - 170821

지금부터 2017년도 을지 국가안전보장회의를 시작하겠습니다. 

북한은 핵・미사일의 고도화를 위한 개발을 지속적으로 실시해 오고 있습니다. 금년에만 12차례 미사일 발사 시험을 통해 한반도와 전세계의 평화·안전을 노골적으로 위협하고 있습니다. 

북한은 핵・경제 병진노선 하에 핵보유국 지위 확보와 경제 발전을 동시에 이루려는 실현불가능한 목표를 추구하고 있습니다. 

북한이 추가 핵실험을 감행하거나, 탄도미사일을 지속적으로 발사하더라도 국제사회는 결코 북한의 핵보유국 지위를 인정하지 않을 것입니다. 

이는 오히려 북한 주민의 생활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북한 정권의 안정을 위태롭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점을 깨달아야 합니다. 우리 정부는 국가 안보와 우리 국민의 안전 수호에 있어결코 타협하지 않을 것이며, 북한의 어떠한 도발에도 강력히 대응할 것입니다.

우리 정부는 지난 7월 6일 평화로운 한반도 실현을 위한 ‘베를린 구상’을 새로운 대북정책 구상으로 발표한 바 있습니다. 

이를 통해 한반도 문제의 직접 당사자인 남북이 체제의 차이를 서로 인정하고 존중하는 바탕 위에서, 한반도 평화와 긴장 완화를 주도적으로 추진해 나갈 것을 제의하였습니다. 북한이 올바른 길을 선택한다면 국제 사회와 협력 하에 보다 밝은 미래를 열어나갈 수 있습니다.

우리가 이번에 실시하는 UFG(유에프지)는 우리의 평화를 수호하기 위한 훈련입니다. 공격 목적이 아니라, 우리 힘으로 평화를 지키기 위하여 민관군이 합심하여 강력한 방위력을 구축하기 위한 것입니다. 북한은 연례적인 방어목적 훈련을 도발의 핑계로 삼아서는 안 되며, 강력한 국방력을 바탕으로 평화를 지키려는 우리의 역량과 의지를 과소평가해서도 안 될 것입니다.

우리 정부와 군은 북한이 우리의 연례 방어훈련인 UFG 연습을 빌미로 도발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철저한 대비태세를 갖추는 한편, 도발을 감행할 경우에는 한미 연합방위력으로 강력히 대응해 나갈 것입니다.

군 장병들과 정부 관계자들은 북한의 어떠한 도발에도 대응할 수 있는 만반의 대비태세를 갖추기 바라며, 국민들께서도 현재의 엄중한 안보상황에 경각심을 갖고 단합된 모습을 보여주실 것을 당부 드립니다. 이상입니다.

문재인 연설문 - 합참의장 이·취임식 및 전역식 축사 - 170820

먼저, 지난 18일 자주포 사격훈련 중 사고로 희생된 
장병들과 유가족들께 깊은 애도를 표합니다. 
아울러, 부상을 당해 치료중인 장병들과 가족들께도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리며 조속한 회복을 기원합니다. 

나라를 위해 복무하다 훈련 중 순직하고 다친 장병들은
우리들의 진정한 영웅입니다.
이들의 숭고한 희생과 헌신이 헛되지 않도록 
합당한 예우와 보상, 부상 장병들의 치료와 철저한 사고원인 규명 등 
후속조치에 만전을 기하겠습니다. 

친애하는 국군장병 여러분,
빈센트 브룩스 주한미군 사령관을 비롯한 내외귀빈 여러분,

육해공 전군을 지휘하는 대한민국 합참 의장 이‧취임식을
여러분과 함께하게 되어 매우 뜻깊게 생각합니다. 

지금 이 자리는 우리 군의 현역부터 예비역까지, 
장성부터 사병까지 모두가 함께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 군과 주한미군이 함께하고 있습니다.

대한민국 국군과 한미연합군의 역사와 무훈이
고통과 인내와 영광이 함께했을 여러분의 삶 속에 있습니다.
나는 이 사실을 언제나 기억할 것입니다.

국민을 대표해 여러분의 노고와 공헌에 감사드리며,
여러분과 함께 국가에 헌신해 온 
가족들께도 경의를 표하고 싶습니다. 

나는 지금 대한민국 대통령이자
‘육군 병장 출신의 국군통수권자’로서 이 자리에 서 있습니다.

그 사실을 매우 뜻깊게 여기면서,
우리 60만 국군장병 모두에게 
든든한 힘이 되고 자부심이 되기를 바랍니다.

조국의 안보와 평화를 수호하는 전선에서
여러분과 나는 시공간을 뛰어넘어 전우입니다.

국군장병 여러분,

국방은 국가 존립의 기초이고, 국민 생존의 기반입니다.
어느 한 순간도 빈틈이 있어서는 안 됩니다.

돌이켜보면 우리는 불과 수개월 전, 
유례없는 정치상황의 급변을 겪었습니다.
그러나 세계가 놀랄 만큼 평화적이고 민주적으로 이겨냈습니다.

최근 북한의 지속적인 도발로 안보상황이 엄중한 가운데서도
우리 국민들은 대단히 의연하게 대처하고 있습니다.
군이 국방을 잘 관리하고 안보를 튼튼히 받쳐준 덕분입니다.

그 중심에 합참의장 이순진 대장의 노고가 있었습니다.
단 한 치의 빈틈도 허용하지 않는 완벽한 군사대비태세로 
우리 군의 위기관리능력을 확인해 주었습니다.

이순진 대장이 합참의장으로서 보여준 
책임감과 열정에 감사드립니다.

‘대인춘풍 지기추상’, 자신에겐 엄격하면서 
부하들에게선 늘 ‘순진 형님’으로 불린 부하 사랑 모습은,
자식을 군대에 보낸 부모님들이 바라는 참군인의 표상이었습니다. 

이순진 대장은 훌륭하게 임무를 수행했고 
오늘 명예롭게 전역합니다.
조국은 ‘작은 거인’ 이순진 대장이 걸어온 42년 애국의 길을 기억할 것입니다.

이제 조국은 정경두 대장에게 새로운 임무를 부여합니다.
나는 정경두 대장과 우리 군을 믿습니다.

정경두 신임 합참의장을 중심으로 전 군이 하나가 되어
정부의 국정목표인 평화와 번영의 한반도를 실현하고 
싸워 이길 수 있는 강한 군을 만드는데 진력해 주길 바랍니다. 

장병 여러분, 
내외귀빈 여러분,

강한 군대를 만들라는 국방개혁은 
더 지체할 수 없는 국민의 명령입니다.

국방개혁의 목표는 분명합니다.

첫째, 싸워서 이기는 군대를 만드는 것입니다.
둘째, 지휘관부터 사병까지 
애국심과 사기가 충만한 군대가 되는 것입니다.
셋째, 국민으로부터 신뢰받는 군대로 거듭나는 것입니다.

나는 군통수권자로서 국방개혁을 적극 뒷받침할 것입니다.

북한 핵과 미사일에 대한 대응전력과
자주국방능력을 강화하기 위해
대통령이 행사할 수 있는 책임과 권한을 다하겠습니다.

3축 체계를 조기 구축할 것이며
전시작전권 환수를 준비하는 군의 노력에도
지원을 아끼지 않겠습니다.

또한 국가와 국민을 위한 군의 충성과 헌신에는
국가가 끝까지 책임지는 제도와 문화를 만들어갈 것입니다.

그러나 거듭 강조하지만, 군이 앞장서서 노력해야 합니다.
군이 국방개혁의 주체가 되어야 합니다.

나는 그 길만이 국방개혁의 성공, 
더 나아가 국방에 헌신하는 군인이
예우 받고 존경 받는 사회로 나아가는 길이라고 확신합니다.

오늘 이 자리에서 한 가지 특별히 강조하고 싶습니다.
군과 국민은 떨어져 있지 않습니다.
군과 국민을 연결하는 것은 임무와 사명만이 아닙니다.

우리 군 장병 한 사람 한 사람은 모두
우리 국민 누군가의 귀한 아들딸입니다.

또한, 우리 역사 속에는 
을지문덕, 강감찬, 이순신 장군처럼
국민과 민족이 사랑한 군인들이 있었습니다.

우리 군 장병들에게 그 피와 정신이 흐르고 있습니다.
강한 군대, 국민이 사랑하는 군대로 거듭납시다.

친애하는 국군장병 여러분,
그리고 내외귀빈 여러분,

지금 이 순간에도, 조국의 땅, 바다와 하늘, 해외 파병지에는
부여된 소임을 완수하기 위해 밤낮으로 헌신하는
장병들의 노고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나와 우리 장병 여러분이 혼연일체가 되어
강한 대한민국, 평화로운 대한민국의 기틀을 세웁시다.

나는 대통령으로서 여러분을 사랑하며, 
여러분이 걷고 있는 군인의 길이 
더욱 영예롭고 자부심 넘치는 길이 되도록 늘 함께 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이순진 대장의 전역과 정경두 대장의 합참의장 취임을 
다시 한 번 축하합니다.

여러분의 무운과 건승을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문재인 연설문 - 故 김대중 대통령 서거 8주기 추도사 - 170818

존경하는 내외 귀빈 여러분,

우리는 오늘 김대중 대통령님을 추모하면서 
대통령님이 평생 동안 걸었던 
민주화와 인권, 서민경제와 평화통일의 길을
되새기기 위해 모였습니다. 

작년 4월, 저는 김홍걸 국민통합위원장과 하의도를 찾았습니다.
생가와 모교를 방문했고, 
마을 분들과 대통령님의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방파제에 앉아 대통령님이 그토록 사랑했던
하의도 바다를 바라보았습니다.
“섬에 자라면서 그토록 원 없이 
바닷바람을 맞고 바다를 바라보았지만
지금도 바다가 그렇게 좋다“라고
대통령님이 자서전에서 하신 말씀이 생각났습니다.
제가 태어난 거제도 바다, 
제가 자란 부산 영도의 바다도 거기에 함께 있었습니다. 

작은 섬 하의도에서 시작한 김대중의 삶은 
목포에서 서울로, 평양으로, 세계로 이어져
마침내 하나의 길이 되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본받고 싶은 정의로운 삶의 길이고, 
국가적으로는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을 위해 
뒤따라야 할 길입니다. 

고난과 역경을 이겨낸 대통령님의 삶에는
이희호 여사님이 계십니다. 
여사님은 대통령님과 함께 
독재의 온갖 폭압과 색깔론과 지역차별에도 
국민과 역사에 대한 믿음을 굳건히 지켜낸 동지입니다. 

다시 한 번, 이희호 여사님과 가족분들께 
깊은 존경과 위로의 인사를 드립니다. 

존경하는 내외 귀빈 여러분,

저는, 무너진 나라를 다시 일으켜 세우겠다는 각오로 
대통령 직무를 수행해오고 있습니다. 
20년 전, 전대미문의 국가부도 사태에 직면했던 
김대중 대통령님의 심정도 같았을 것입니다. 

1998년 취임 연설 중 
국민의 고통을 말씀하시면서 
목이 메여 말을 잇지 못하던 모습이 또렷합니다. 
국민을 사랑하는 마음이 절로 배어나오는 그 모습에
국민도 같이 눈물을 흘렸습니다.
대통령님을 믿고 단합했습니다. 
나라 빚 갚는데 보태라며 아이 돌반지까지 내놓은 
국민의 애국심과 뼈를 깎는 개혁으로 
국가적 위기를 극복했습니다. 

대통령님은 벼랑 끝 경제를 살리는 데만 그치지 않았습니다.
햇볕정책을 통해 얼어붙은 남북관계를 개선해 나갔습니다.
2000년 6월 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과 6.15공동선언으로
남북 화해협력의 빛나는 이정표를 세웠습니다. 

두 번에 걸친 연평해전을 승리로 이끈 분도 
김대중 대통령님입니다. 
대통령님은, 안보는 안보대로 철통같이 강화하고 
평화는 평화대로 확고하게 다지는 
지혜와 결단력을 발휘했습니다.
이후 참여정부가 끝날 때까지 
남북 간에 단 한 건도 군사적 충돌이 
발생하지 않는 평화가 지켜졌습니다. 

우리의 외교안보 상황이 다시 엄중해진 지금,
저는 김대중 대통령님의 영전과 
자랑스러운 민주정부의 전통 앞에서 다짐합니다. 

김대중 대통령님이 보여주신 
통일을 향한 담대한 비전과 실사구시의 정신, 
안보와 평화에 대한 결연한 의지로 
한반도 문제 해결의 주인은 바로 우리 자신이라는 원칙을 
흔들림 없이 지켜나갈 것입니다.

나아가, 평화를 지키는 안보를 넘어 평화를 만드는 안보로 
한반도의 평화와 경제 번영을 이뤄가겠습니다.
국민통합과 적폐청산, 양극화와 불평등 해소의 과제도 
민주정부의 자부심, 책임감으로 
온힘을 다해 해결할 것입니다. 

존경하는 내외 귀빈 여러분,

80여 년 전, 하의도의 소년은 
청운의 뜻을 품고 설레는 가슴으로 
목포로 향하는 배에 올랐다고 
김대중 자서전은 말하고 있습니다. 
세월이 지나 소년의 이름 ‘김대중’은 
민주주의와 평화를 염원하는 모든 이들에게 
참된 용기가 되었습니다.

아무리 먹구름이 몰려오더라도,
한반도 역사에 새겨진 김대중의 길을 따라 
남북이 다시 만나고 희망이 열릴 것이라고 
저는 믿습니다. 

당신이 하셨던 말이 생각납니다.
“인생은 아름답고, 역사는 발전한다.”
발전하는 역사에서 김대중이라는 이름은 항상 기억될 것입니다.

김대중 대통령님 그립습니다. 그리고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

문재인 연설문 - 취임 100일 기자회견 모두발언 - 170817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기자 여러분,

오늘로 새 정부 출범 100일을 맞았습니다.
그동안 부족함은 없었는지 돌아보고
각오를 새롭게 다지기 위해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먼저 국민 여러분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국민 여러분의 지지와 성원 덕분에
큰 혼란 없이 국정을 운영할 수 있었습니다.

공식 출범은 100일 전이었지만 
사실 새 정부는 작년 겨울
촛불 광장으로부터 시작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이게 나라냐’는 탄식이 광장을 가득 채웠지만,
그것이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자는 국민의 결의로 모아졌습니다. 

국민의 나라, 정의로운 대한민국을 만들자는 국민의 희망,
이것이 문재인 정부의 출발이었습니다.

국민 여러분,

지난 100일 동안 국가운영의 물길을 바꾸고
국민이 요구하는 개혁과제를 실천해 왔습니다.
취임사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상처받은 국민의 마음을 치유하고 통합하여 
국민 모두의 대통령이 되고자 했습니다.

5.18 유가족과 가습기 피해자, 세월호 유가족을 만나
국가의 잘못을 반성하고, 책임을 약속드리고
아픔을 함께 나누었습니다.
현충일 추념사를 통해 모든 분들의 희생과 헌신이
우리가 기려야 할 애국임을 확인하고 공감했습니다.

잘못된 것을 바로잡고
새 정부 5년의 국정운영 청사진을 마련하는 일도
차질 없이 준비해왔습니다.
국가의 역할을 다시 정립하고자 했던 100일이었습니다. 

모든 특권과 반칙, 부정부패를 청산하고
공정하고 정의로운 대한민국으로 
중단 없이 나아갈 것입니다.

국민을 감시하고 통제했던 권력기관들이 
국민을 위한 조직으로 거듭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국정원이 스스로 개혁의 담금질을 하고 있고,
검찰은 역사상 처음으로 
과거의 잘못을 반성하고 국민께 머리 숙였습니다.

그러나 이제 물길을 돌렸을 뿐입니다. 
구체적인 성과를 만들기 위해서는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고
더 많은 과제와 어려움을 해결해 가야 합니다.

국민 여러분,

요즘 새 정부의 가치를 담은 
새로운 정책을 말씀드리고 있어 매우 기쁩니다.
국민의 삶을 바꾸고 책임지는 정부로 거듭나고 있습니다.

보훈사업의 확대는
나라를 위해 희생하고 헌신하신 분들에 대한
국가의 책무입니다.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와 치매 국가책임제,
어르신들 기초연금 인상,
아이들의 양육을 돕기 위한 아동수당 도입은 
국민의 건강과 미래를 위한 국가의 의무입니다.

사람답게 살 권리의 상징인 최저임금 인상,
미래세대 주거복지 실현을 위한 부동산 시장 안정대책, 모두
국민의 기본권을 위한 정책입니다.

앞서 마련된 일자리 추가경정예산도 
국가 예산의 중심을 사람과 일자리로 바꾸는
중요한 노력이었습니다.

그러나 더 치밀하게 준비하겠습니다.
정부의 정책이 국민의 삶을 실질적으로 개선하지 못한다면
아무 의미가 없을 것입니다.

국민들께서 변화를 피부로 느끼실 수 있도록
더 세심하게 정책을 살피겠습니다.

당면한 안보와 경제의 어려움을 해결하고
일자리, 주거, 안전, 의료 같은 기초적인 국민생활 분야에서
국가의 책임을 더 높이고 속도감 있게 실천해 가겠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기자 여러분,

지난 100일을 지나오면서 저는 
진정한 국민주권시대가 시작되었다는 확신을 갖게 되었습니다.

우리 국민은 반 년에 걸쳐 1700만명이 함께한 
평화적인 촛불혁명으로 세계 민주주의 역사를 새로 썼습니다.
새 정부 국민 정책제안에도 80만 명 가까운 국민들이 
함께해 주셨습니다.
우리 국민들은 스스로 국가의 주인임을 선언하고
적극적인 참여로 구체적인 변화를 만들어 왔습니다.

그래서 저는, 오늘 우리에게 닥친 어려움과 위기도 
잘 극복할 수 있다고 자신합니다.

국민 여러분이 국정운영의 가장 큰 힘입니다.
국민과 함께 가겠습니다.

다시 한 번 함께해주신 국민 여러분께 감사드리며,
국민의 마음을 끝까지 지켜가겠다는 다짐의 말씀을 드립니다. 

감사합니다.

문재인 연설문 - 제72주년 광복절 경축사 - 170815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독립유공자와 유가족 여러분,
해외에 계신 동포 여러분,


촛불혁명으로 국민주권의 시대가 열리고
첫 번째 맞는 광복절입니다. 
오늘, 그 의미가 유달리 깊게 다가옵니다.


국민주권은 이 시대를 사는 우리가 처음 사용한 말이 아닙니다. 
백 년 전인 1917년 7월, 독립운동가 14인이 상해에서 발표한 
‘대동단결 선언’은 국민주권을 독립운동의 이념으로 천명했습니다.
경술국치는 국권을 상실한 날이 아니라
오히려 국민주권이 발생한 날이라고 선언하며, 
국민주권에 입각한 임시정부 수립을 제창했습니다.
마침내 1919년 3월, 이념과 계급과 지역을 초월한
전 민족적 항일독립운동을 거쳐,
이 선언은 대한민국 임시정부를 수립하는 기반이 되었습니다.


국민주권은 임시정부 수립을 통한 대한민국 건국의 이념이 되었고,
오늘 우리는 그 정신을 계승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국민이 주인인 나라를 세우려는 선대들의 염원은 
백 년의 시간을 이어왔고,
드디어 촛불을 든 국민들의 실천이 되었습니다.


광복은 주어진 것이 아니었습니다.
이름 석 자까지 모든 것을 빼앗기고도 
자유와 독립의 열망을 지켜낸 삼천만이 되찾은 것입니다.
민족의 자주독립에 생을 바친 선열들은 말할 것도 없습니다.
독립운동을 위해 떠나는 자식의 옷을 기운 어머니도,
일제의 눈을 피해 야학에서 모국어를 가르친 선생님도,
우리의 전통을 지켜내고 쌈짓돈을 보탠 분들도,
모두가 광복을 만든 주인공입니다.


광복은 항일의병에서 광복군까지 
애국선열들의 희생과 헌신이 흘린 피의 대가였습니다.
직업도, 성별도, 나이의 구분도 없었습니다. 
의열단원이며 몽골의 전염병을 근절시킨 의사 이태준 선생,
간도참변 취재 중 실종된 동아일보 장덕준 선생,
무장독립단체 서로군정서에서 활약한 독립군의 어머니 남자현 여사,


과학으로 민족의 힘을 키우고자 했던 과학자 김용관 선생,
독립군 결사대 단원이었던 영화감독 나운규 선생,
우리에게는 너무도 많은 독립운동가들이 있었습니다.


독립운동의 무대도 한반도만이 아니었습니다.
1919년 3월 1일 연해주와 만주, 미주와 아시아 곳곳에서도
한 목소리로 대한독립의 함성이 울려 퍼졌습니다.


항일독립운동의 이 모든 빛나는 장면들이
지난 겨울 전국 방방곡곡에서, 
그리고 우리 동포들이 있는 세계 곳곳에서, 촛불로 살아났습니다.
우리 국민이 높이든 촛불은 독립운동 정신의 계승입니다.


위대한 독립운동의 정신은
민주화와 경제 발전으로 되살아나 오늘의 대한민국을 만들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희생하고 땀 흘린 모든 분들,
그 한분 한분 모두가 오늘 이 나라를 세운 공헌자입니다.


오늘 저는 독립유공자와 유가족 여러분,
그리고 저마다의 항일로 암흑의 시대를 이겨낸 모든 분들께,
또 촛불로 새 시대를 열어주신 국민들께,
다시금 깊은 존경과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아울러 저는 오늘 우리가 기념하는 이 날이
민족과 나라 앞에 닥친 어려움과 위기에 맞서는
용기와 지혜를 되새기는 날이 되기를 희망합니다.


존경하는 독립유공자와 유가족 여러분,


경북 안동에 임청각이라는 유서 깊은 집이 있습니다.
임청각은 일제강점기 전 가산을 처분하고 만주로 망명하여 
신흥무관학교를 세우고, 무장 독립운동의 토대를 만든 
석주 이상룡 선생의 본가입니다.
무려 아홉 분의 독립투사를 배출한 독립운동의 산실이고,
대한민국 노블리스 오블리제를 상징하는 공간입니다.
그에 대한 보복으로 일제는 그 집을 관통하도록 철도를 놓았습니다.
아흔 아홉 칸 대저택이었던 임청각은 
지금도 반 토막이 난 그 모습 그대로입니다. 
이상룡 선생의 손자, 손녀는 
해방 후 대한민국에서 고아원 생활을 하기도 했습니다. 
임청각의 모습이 바로 우리가 되돌아봐야 할 대한민국의 현실입니다.
일제와 친일의 잔재를 제대로 청산하지 못했고,
민족정기를 바로 세우지 못했습니다.


역사를 잃으면 뿌리를 잃는 것입니다.
독립운동가들을 더 이상 잊혀진 영웅으로 남겨두지 말아야 합니다.
명예뿐인 보훈에 머물지도 말아야 합니다.


독립운동을 하면 3대가 망한다는 말이 사라져야 합니다.
친일 부역자와 독립운동가의 처지가 
해방 후에도 달라지지 않더라는 경험이
불의와의 타협을 정당화하는 왜곡된 가치관을 만들었습니다.


독립운동가들을 모시는 국가의 자세를 
완전히 새롭게 하겠습니다. 
최고의 존경과 예의로 보답하겠습니다.
독립운동가의 3대까지 예우하고
자녀와 손자녀 전원의 생활안정을 지원해서
국가에 헌신하면 3대까지 대접받는다는 인식을 심겠습니다. 


독립운동의 공적을 후손들이 기억하기 위해
임시정부기념관을 건립하겠습니다.
임청각처럼 독립운동을 기억할 수 있는 유적지는 
모두 찾아내겠습니다. 
잊혀진 독립운동가를 끝까지 발굴하고,
해외의 독립운동 유적지를 보전하겠습니다.


이번 기회에 정부는
대한민국 보훈의 기틀을 완전히 새롭게 세우고자 합니다.
대한민국은 나라의 이름을 지키고, 나라를 되찾고,
나라의 부름에 기꺼이 응답한 분들의 희생과 헌신 위에 서 있습니다.
그 희생과 헌신에 제대로 보답하는 나라를 만들겠습니다.


젊음을 나라에 바치고 이제 고령이 되신
독립유공자와 참전유공자에 대한 예우를 강화하겠습니다.
살아계시는 동안 독립유공자와 참전유공자의 치료를 
국가가 책임지겠습니다.
참전명예수당도 인상하겠습니다.


유공자 어르신 마지막 한 분까지 
대한민국의 품이 따뜻하고 영광스러웠다고 느끼시게 하겠습니다.
순직 군인과 경찰, 소방공무원 유가족에 대한 지원도
확대할 것입니다. 
그것이 우리 모두의 자긍심이 될 것이라 믿습니다.


보훈으로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분명히 확립하겠습니다.
애국의 출발점이 보훈이 되도록 하겠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지난 역사에서 국가가 국민을 지켜주지 못해
국민들이 감수해야 했던 고통과도 마주해야 합니다.


광복 70년이 지나도록 
일제강점기 강제동원 고통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그동안 강제동원의 실상이 부분적으로 밝혀졌지만
아직 그 피해의 규모가 다 드러나지 않았습니다.
밝혀진 사실들은 그것대로 풀어나가고,
미흡한 부분은 정부와 민간이 협력해, 마저 해결해야 합니다.
앞으로 남북관계가 풀리면
남북이 공동으로 강제동원 피해 실태조사를 하는 것도 검토할 것입니다.


해방 후에도 돌아오지 못한 동포들이 많습니다.
재일동포의 경우 국적을 불문하고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고향 방문을 정상화할 것입니다.
지금도 시베리아와 사할린 등 곳곳에
강제이주와 동원이 남긴 상처가 남아 있습니다. 
그 분들과도 동포의 정을 함께 나누겠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독립유공자와 유가족 여러분,
해외 동포 여러분,


오늘 광복절을 맞아
한반도를 둘러싸고 계속되는 군사적 긴장의 고조가 
우리의 마음을 무겁게 합니다.


분단은 냉전의 틈바구니 속에서
우리 힘으로 우리 운명을 결정할 수 없었던
식민지시대가 남긴 불행한 유산입니다.
그러나 이제 우리는 스스로 우리 운명을 결정할 수 있을 만큼
국력이 커졌습니다. 
한반도의 평화도, 분단 극복도, 
우리가 우리 힘으로 만들어가야 합니다.


오늘날 한반도의 시대적 소명은 두말 할 것 없이 평화입니다.
한반도 평화 정착을 통한 분단 극복이야말로 
광복을 진정으로 완성하는 길입니다.


평화는 또한 당면한 우리의 생존 전략입니다.
안보도, 경제도, 성장도, 번영도
평화 없이는 미래를 담보하지 못합니다.
평화는 우리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한반도에 평화가 없으면 동북아에 평화가 없고,
동북아에 평화가 없으면 세계의 평화가 깨집니다.
지금 세계는 두려움 속에서 그 분명한 진실을 목도하고 있습니다.
이제 우리가 가야할 길은 명확합니다.
전 세계와 함께
한반도와 동북아의 항구적 평화체제 구축의 대장정을 시작하는 것입니다.


지금 당면한 가장 큰 도전은 북한의 핵과 미사일입니다.
정부는 현재의 안보상황을 매우 엄중하게 인식하고 있습니다.
정부는 굳건한 한미동맹을 기반으로 
미국과 긴밀히 협력하면서 안보위기를 타개할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의 안보를 동맹국에게만 의존할 수는 없습니다.
한반도 문제는 우리가 주도적으로 해결해야 합니다.


정부의 원칙은 확고합니다.
대한민국의 국익이 최우선이고 정의입니다.
한반도에서 또 다시 전쟁은 안 됩니다.
한반도에서의 군사행동은 대한민국만이 결정할 수 있고,
누구도 대한민국의 동의 없이 
군사행동을 결정할 수 없습니다. 
정부는 모든 것을 걸고 전쟁만은 막을 것입니다. 
어떤 우여곡절을 겪더라도 북핵문제는 
반드시 평화적으로 해결해야 합니다.
이 점에서 우리와 미국 정부의 입장이 다르지 않습니다.


정부는 국제사회에서 평화적 해결 원칙이 흔들리지 않도록 
외교적 노력을 한층 강화할 것입니다. 
국방력이 뒷받침되는 굳건한 평화를 위해
우리 군을 더 강하게, 더 믿음직스럽게 혁신하여 
강한 방위력을 구축할 것입니다. 
한편으로 남북 간 군사적 긴장이 상황을 더 악화시키지 않도록
군사적 대화의 문도 열어놓을 것입니다.


북한에 대한 제재와 대화는 선후의 문제가 아닙니다.
북핵문제의 역사는 제재와 대화가 함께 갈 때
문제해결의 단초가 열렸음을 보여주었습니다.


북한이 미사일 발사시험을 유예하거나 핵실험 중단을 천명했던 시기는 
예외 없이 남북관계가 좋은 시기였다는 것을 기억해야 합니다.
그럴 때 북미, 북일 간 대화도 촉진되었고,
동북아 다자외교도 활발했습니다. 
제가 기회가 있을 때마다
한반도 문제의 주인은 우리라고 한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북핵문제 해결은 핵 동결로부터 시작되어야 합니다. 
적어도 북한이 추가적인 핵과 미사일 도발을 중단해야
대화의 여건이 갖춰질 수 있습니다. 
북한에 대한 강도 높은 제재와 압박의 목적도 
북한을 대화로 이끌어내기 위한 것이지
군사적 긴장을 높이기 위한 것이 아닙니다. 
이 점에서도 우리와 미국의 입장이 다르지 않습니다.


북한 당국에 촉구합니다.
국제적인 협력과 상생 없이 경제발전을 이루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이대로 간다면 북한에게는 국제적 고립과 어두운 미래가 있을 뿐입니다.
수많은 주민들의 생존과 한반도 전체를 어려움에 빠뜨리게 됩니다.
우리 역시 원하지 않더라도
북한에 대한 제재와 압박을 더욱 높여나가지 않을 수 없습니다.
즉각 도발을 중단하고 대화의 장으로 나와
핵 없이도 북한의 안보를 걱정하지 않을 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야 합니다.
우리가 돕고 만들어 가겠습니다. 
미국과 주변 국가들도 도울 것입니다.


다시 한 번 천명합니다. 
우리는 북한의 붕괴를 원하지 않습니다.
흡수통일을 추진하지도 않을 것이고, 
인위적 통일을 추구하지도 않을 것입니다.
통일은 민족공동체의 모든 구성원들이 합의하는
‘평화적, 민주적’ 방식으로 이루어져야 합니다.
북한이 기존의 남북합의의 상호이행을 약속한다면,
우리는 정부가 바뀌어도 대북정책이 달라지지 않도록,
국회의 의결을 거쳐 그 합의를 제도화할 것입니다.


저는 오래전부터 ‘한반도 신경제지도’ 구상을 밝힌 바 있습니다.
남북 간의 경제협력과 동북아 경제협력은 
남북공동의 번영을 가져오고, 군사적 대립을 완화시킬 것입니다.
경제협력의 과정에서 북한은 
핵무기를 갖지 않아도 자신들의 안보가 보장된다는 사실을
자연스럽게 깨닫게 될 것입니다.


쉬운 일부터 시작할 것을 다시 한 번 북한에 제안합니다. 
이산가족 문제와 같은 인도적 협력을 하루빨리 재개해야 합니다.
이 분들의 한을 풀어드릴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이산가족 상봉과 고향 방문, 성묘에 대한 조속한 호응을 촉구합니다.


다가오는 평창 동계올림픽도 
남북이 평화의 길로 한 걸음 나아갈 수 있는 좋은 기회입니다. 
평창올림픽을 평화올림픽으로 만들어야 합니다.
남북대화의 기회로 삼고, 한반도 평화의 기틀을 마련해야 합니다.
동북아 지역에서 연이어 개최되는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2020년의 도쿄 하계올림픽, 
2022년의 베이징 동계올림픽은 
한반도와 함께 동북아의 평화와 경제협력을 촉진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입니다. 
저는 동북아의 모든 지도자들에게 
이 기회를 살려나가기 위해 머리를 맞댈 것을 제안합니다.
특히 한국과 중국, 일본은 역내 안보와 경제협력을 제도화하면서
공동의 책임을 나누는 노력을 함께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국민 여러분께서도 뜻을 모아주실 것을 부탁드립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해마다 광복절이 되면 우리는 
한일관계를 되돌아보지 않을 수 없습니다. 
한일관계도 이제 양자관계를 넘어 
동북아의 평화와 번영을 위해 
함께 협력하는 관계로 발전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과거사와 역사문제가 
한일관계의 미래지향적인 발전을 지속적으로 발목 잡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정부는 새로운 한일관계의 발전을 위해  
셔틀외교를 포함한 다양한 교류를 확대해 갈 것입니다. 
당면한 북핵과 미사일 위협에 대한 공동 대응을 위해서도 
양국 간의 협력을 강화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한일관계의 미래를 중시한다고 해서 
역사문제를 덮고 넘어갈 수는 없습니다. 
오히려 역사문제를 제대로 매듭지을 때 
양국 간의 신뢰가 더욱 깊어질 것입니다.


그동안 일본의 많은 정치인과 지식인들이 
양국 간의 과거와 일본의 책임을 직시하려는 노력을 해왔습니다. 
그 노력들이 한일관계의 미래지향적 발전에 기여해 왔습니다. 
이러한 역사인식이 일본의 국내 정치 상황에 따라 
바뀌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한일관계의 걸림돌은 과거사 그 자체가 아니라
역사문제를 대하는 일본정부의 인식의 부침에 있기 때문입니다.


일본군 위안부와 강제징용 등 한일 간의 역사문제 해결에는 
인류의 보편적 가치와 국민적 합의에 기한 
피해자의 명예회복과 보상, 진실규명과 재발방지 약속이라는 
국제사회의 원칙이 있습니다. 
우리 정부는 이 원칙을 반드시 지킬 것입니다.
일본 지도자들의 용기 있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독립유공자와 유가족 여러분,
해외 동포 여러분,


2년 후 2019년은 
대한민국 건국과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는 해입니다.
내년 8.15는 정부 수립 70주년이기도 합니다.


우리에게 진정한 광복은, 
외세에 의해 분단된 민족이 하나가 되는 길로 나아가는 것입니다. 
우리에게 진정한 보훈은, 
선열들이 건국의 이념으로 삼은 국민주권을 실현하여 
국민이 주인인 나라다운 나라를 만드는 것입니다.


지금부터 준비합시다. 
그 과정에서, 치유와 화해, 통합을 향해 
지난 한 세기의 역사를 결산하는 일도 가능할 것입니다.


국민주권의 거대한 흐름 앞에서 보수, 진보의 구분이 무의미했듯이
우리 근현대사에서 산업화와 민주화를 세력으로 나누는 것도 
이제 뛰어넘어야 합니다.


우리는 누구나 역사의 유산 속에서 살고 있습니다. 
모든 역사에는 빛과 그림자가 있기 마련이며,
그 점에서 개인의 삶 속으로 들어온 시대를 
산업화와 민주화로 나누는 것은 가능하지도 않고 의미 없는 일입니다.
대한민국 19대 대통령 문재인 역시 
김대중, 노무현만이 아니라 이승만, 박정희로 이어지는 
대한민국 모든 대통령의 역사 속에 있습니다.


저는 우리 사회의 치유와 화해, 통합을 바라는 마음으로 
지난 현충일 추념사에서 애국의 가치를 말씀드린 바 있습니다.
이제 지난 백년의 역사를 결산하고, 새로운 백년을 위해
공동체의 가치를 다시 정립하는 일을 시작해야 합니다.
정부의 새로운 정책기조도 여기에 맞춰져 있습니다. 
보수나 진보 또는 정파의 시각을 넘어서 
새로운 100년의 준비에 다함께 동참해 주실 것을 바라마지 않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오늘, 우리 다함께 선언합시다.
우리 앞에 수많은 도전이 밀려오고 있지만
새로운 변화에 적응하고 헤쳐 나가는 일은 
우리 대한민국 국민이 세계에서 최고라고 당당히 외칩시다.
담대하게, 자신 있게 새로운 도전을 맞이합시다.
언제나 그랬듯이 대한민국의 이름으로 하나가 되어 이겨 나갑시다.
국민의 나라, 정의로운 대한민국을 완성합시다.
다시 한 번 우리의 저력을 확인합시다. 


나라를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바친 애국선열과 독립유공자들께 
깊은 존경의 마음을 드립니다.
오래오래 건강하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